무럭무럭 자라자

아이와 치과 가기

yesongai 2023. 4. 20.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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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다른 아이들도 치과 가기 싫은 건
마찬가지겠지만,  다른 아이들보다도
더 청각 쪽이 예민해 집에서도 헤어드라이기
소리도 못 참고 도망을 다닐 정도라
치과 기계소리는 당연히 못 참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영유아검진 때도 치과검진은
못 보고 넘어갔었다.

아이가 다니는 센터 옆에 '어린이 전용 치과'가
있는데 치과도 한 번도 안 갔었을 때도
어떻게 알았는지 치과 앞에서 치과문이
닫혔을 때만 센터로 들어갔었다.

아이 칫솔질을 시킨다고 시켰었는데 앞니 사이가
좀 썩은 게 보이고,  아랫니가 빠지지도 않았는데.
아랫니 뒤에서 새 이빨이 올라오고 있어,
※ 기존 이빨을 안 뽑아주면 새 이빨이 자리를  못
      잡고  삐뚤게 나 교정까지 갈 수도 있다고 한다.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어 치과를 예약했다.
※ 어린이치과는 예약이 필수여서 일주일 전쯤  
아이 수업 끝나는 시간에 맞춰 예약했다.

이제 치과 문 앞에서도 안 들어가려는
아이를 설득해야!하는데 과연 들어가서
이빨까지 잘 뽑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일주일 전부터 계속 고민이 되었다.

그래도
병원이나 치과 등 아이가 가기 싫어하는
곳을 가기 전에는 아이에게 병원을 갈 거고
병원 가서 진료를 볼 것인지 주사를 맞을 것인지
알려주고 아이가 이해가 어느 정도 된 상태로
방문해야지 입구에서 안 들어가겠다고
울고불고하는 일이 없다고 해서 아이에게
이해시킬 적절한 타이밍을 보고 있었다.

다행히 아이가 좋아하는 책중에 교원 빨간펜에서
나온 똑똑 마음단추 중에  
"정글치과"라는 책이
있는데,  내용이  치과 가기 싫어하는
이라는
아이가 치과를 갈 수 있게끔 하는 내용이라 아이와
일주일 전부터 하루에 한 번씩 읽었던 것 같다.

정글치과 책


"
너보다 어린 봄이도 치과를 가지 않아?"
" 봄이가 어떻게 치과에 들어갔지?"
"사자처럼 용감하게 들어갔어요 "
"치과에 들어가서 봄이가 어떻게 했지?"
"원숭이처럼 두리번두리번 구경하고,
  나무늘보처럼 침대에 편하게 누웠어요. "
"의사 선생님이 이빨 보자고 하면 어떻게 해?"
"악어처럼 크게 아 해야 해"

이런 내용으로 계속 연극을 했었다.
치과에서 치료받는다는 생각보다.
가슴을 쫙 펴고 들어가는 사자 흉내나
두리번두리번 거리는 원숭이. 입을 쫙 벌리는
악어 흉내가 재밌었는지 나중에는
치과놀이하자고 해도 별 거부감이 없었다.

대망의 진료날 아이 수업이 끝나자마자
예약을 잡아놓은 거라 입구에서 실랑이할
시간도 없었는데,  다행히 사자처럼 용감히
잘 들어갔다.

다만  치과 진료 전 치아를 엑스레이로 찍는 게
있었는데 그거는 책에도 없었던 내용이라 그런지
거부가 심해 못하고 바로 나무늘보처럼 침대에
누웠다. 치과 진료실을 여기저기 탐색하다가
자기가 좋아하는 유튜브를 틀어달라고 하면서
잘 받는가 싶다가 의사 선생님이 오셔서  
진짜 진료를 보려고 하자 도망 갈려고 해서,

의사 선생님이 도저히 안 되겠다고 수면가스까진
아니고,
웃음가스라고 아이들 진정시키는 게
있다고 사용하자고 하셨다.
웃음가스와
그물망으로 몸을 고정시키니,  엄청 걱정했던
거보다는 그래도 치료를 잘 받았다.

선생님이 악어처럼 "아" 벌리라고 해도 잘하고
나왔는데, 다녀와서는 무서웠는지 자기를
묶어놓고 가둬놓고 못 나가겠했다고 울었다.

그런데 아이가 처음으로 치과를 가서,
어금니 쪽도 2군데 썩은 데가 있었는데,
오늘은 이빨도 뽑고 해서 무리라고 2주 뒤에
오라고 했는데,  아이가 공포스러워해서
한 달쯤 뒤에 방문했다.

처음 갔었을 때보다는 잘 들어가서 누웠는데,
역시 웃음가스와 그물망은 필요했다.
단순 충치치료라 오래 걸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크라운도 씌우고 불소치료도 하고,
앞니에 검게 썩은 부분도 치료하니 1시간
정도나 걸렸다. 저번에는 30분 정도 했으니,  
이번 치료는 너무 힘들었던지,  한 일주일을
몸살을 했다. 입병도 나서 밥도 먹기 힘들어하고,
'그래서 치과치료는 나눠서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다음에도 치과진료가 있으면 아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해야겠다.

그래도 아이가 치과는 가야지 이빨이
안 아프다는 것도 알고,
치과를 다녀온 이후로는 이빨도 예전보다
잘 닦으려 하고, 말도 잘 들으려 하는 등
(물론 말 안 들으면치과 가겠다고 반협박 하긴
하지만) 좀 더 성장한 느낌이  든다.

우리 아이는 안 될 거야,  힘들 거야라고만
생각했지 아이의 기분을 알고 마음을 먹게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은 덜 했던 것 같다.

어쨌든 미뤄두었던 숙제를 끝내 속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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